세탁기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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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어디에 둔지 모르고 찾고 있으면 어머니께서는 '왜 밥을 안 줬나?' 또는 '불러봐라 걸어 나올 거다'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 말은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었지만 얼마 전부터 부르지도 않았던 세탁기가 걸어 나오기 시작하였다.

쿵쾅쿵쾅 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UB'라는 에러코드가 떴고 수평이 맞지 않을 때 뜨는 에러코드라

대수롭지 않게 안에 세탁물을 정리하고 다시 작동시켰다. 그렇게 몇 번 잘 작동을 하여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다.

근데 얼마 전부터 세탁시간이 점점 길어짐을 느꼈고 세탁기를 관찰한 결과 탈수 시간을 8분가량 남겨두고는

쿵쾅거리더니 다시 물이 나오고 헹굼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이러한 일이 무한 반복되어 세탁시간이 늘어나고 있었다.

즉, 탈수가 하나도 되지 않고 무한 헹굼과 탈수 중간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세탁기에 있는 서비스 센터 번호로 전화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안내해 준 방법으로 빈 세탁기를 돌렸었고

빈 세탁기는 잘 작동하지만 세탁물을 넣으면 그 상태 그대로였다.

그래서 서비스 센터에 접수하려고 했지만 요즘 에어컨 냉장고로 인하여 순번이 일주일 뒤에나 된다고 하였다.

서비스 센터 접수할 때 수평을 맞춰주는 댐퍼의 문제였고 세탁기의 기종에 따라 2개 또는 4개가 들어간다고 하였다.

우리 집의 세탁기는 4개가 들어가고 가격은 개당 8천 원이며 출장비 2만 원과 기술 부분은 +α의 금액이란다.

 기다리는 시간도 길고 비용도 만만찮아서 스스로 고치는 건 어떤가 싶어 물어보았다.(*유튜브와 블로그 검색한 후였다.)

전화상 직원은 만약 자가 수리를 하다가 탈이 나면 책임은 고객님에게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기술적으로 수리가 가능하신 분이 있냐고 재차 물어보셨다. 마침 형부가 내려오신다고 하여 형부찬스를 쓰기로 하였다.

형부는 세탁조 청소도 스스로 하시는 분이라 가능할 것 같았고

형부의 말에 의하면 세탁조 청소에 비하면 댐퍼 교체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셨다. 근처 서비스 센터에서 부품을 수급해서

30분도 걸리지 않아 수리가 끝났다. 그리고 아주 잘 작동한다. 더 이상 세탁기는 살아 움직이지 않으며

여름에 냉장고, 에어컨이 없으면 어쩔까라는 생각은 해봤지만 세탁기도 생활하는데 큰일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없다가 있는 것은 살 수 있지만 있다가 없어지는 것은 많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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