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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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자식이 많아 봐야 무얼하나, 하나같이 살갑지 않은데... 어찌나 톡톡들 튀는지

이렇게 잘 알고 있음에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이처럼 톡톡튀는 녀석들 보단 물주고, 정성주면 쑥쑥 크고, 열매도 맺고, 아름다움도 보여주니

우리들 보다는 훨씬~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 엄마의 취미는 화초를 가꾸고, 키우는 것이다.

tv 드라마에서 우아하게 난에 물을 주고 잎을 하나하나 닦아내는 그런 취미는 아니다.

키가 크면 잎을 쳐주고, 비가 오는 날이며 화분을 내다 놓고, 지지대를 세워두는... 진정한 화초 키우기다.


아버지가 무슨 같은 종의 꽃을 여러개 키우냐고 하지만 어머니는 이 꽃과 저 꽃은 분명히 다르다며

도통 아버지의 말이 먹히질 않는다. 이렇게 되다보니, 좀처럼 늘어나는 화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겨울이면 얼어죽는다고

거실이며, 욕실, 하다못해 내방까지 들어온다. 밖인지 안인지 구분하지 못 할정도로 화분의 수는 정말 많다.

그리고 얼마나 꽃이 자주, 잘 피는지. 다른 집의 꽃들도 이렇게 잘 피는 줄 알았더니,

가까운 언니네만 가도... 꽃이 죽어서 빈 화분을 엄마에게 가져다 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다. 우리 엄마는 꽃이 잘 피지 않는 산세베리아에도 꽃을 피게하는 사람이다.

정말 놀랍도록 대단하다. 산세베리아에 꽃이 피는 줄 엄마를 통해 처음 알았다.

***

오늘지면 내일도 피고, 이번 계절에 지면 내년에 또 피는 것이 꽃이지만, 엄마는 계속 사진 찍으라고 하신다.

어머니의 취미생활의 만족일수도 있겠지만,

알고 봤더니 찍어서 수빈이와 유빈이에게 보여주라는 것이다. 지극한 할머니 사랑이다.



몇장 찍으려고 했지만, 아버지가 관리하시는 매실나무가... 정리를 좀 해야할 것 같다.



사진은 지난 4월에 미리 찍어 놓은 것을 올려야겠다. 이틀 연속으로 비가 내려 꽃이 많이 져버렸다.

목단이다. 설총의 화왕계에 나오는 꽃중의 왕이 바로 이 목단이다.

해가지면 꽃이 졌다가 해가 뜨면 다시 이렇게 입을 벌린다.



이건... 뭔가?



난.



할미꽃.

엄마처럼 꽃의 이름을 줄줄 읊지는 못한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물을 주는 것도 아니고, 해치지 않는 것 뿐이다.



2009,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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