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2009, korea

뉴스를 통해 부분일식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았다. 최근 뉴스를 잘 보지 않은 터라. 바로 전날 접하게 된 소식에

어떻게 해야 볼 수 있는지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찾았다. 텔레비전엔 한창 10시 드라마가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열린 문구점도 없을 터이고 집에는 생필름을 찾을 수가 없다. 올초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할때

아끼고 묵혀두었던 필름을 몽땅 털어 사진을 찍으러 다녔기 때문에 생필름을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인화한 필름들 중에 필름이 찍기도 전에 빛을 받아 사진이 나오지 않은 부분만 모아

여러장 겹쳐서 인터넷에 보이는 일식 관찰 안경처럼 만들었다. 당일이 되고 열심히 보려는데

전혀 빛을 발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생필름이 아니고서는 눈을 잃을 수도 있단다. 인터넷을 뒤져

플로피 디스켓 안에 있는 부분으로도 볼 수 있다고들 한다. 고등학교 이후로 써본적 없는 디스켓을 찾아서

급한 마음에 반으로 쪼개어 들고 나가서 플로피 디스켓의 얇은 막을 통해 해를 본다.


일생에 한번 볼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일식인데, 이렇게 준비성이 없어서야.

평생에 부지런한 축에 끼이지도 못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