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나이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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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대학 생활의 끝무렵이었던 것 같다.

 

학교 도서관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갓 스무 살이 되어 보이는 서너명의 여대생들이

 

경사진 오르막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기 힘들다며 이제 우리도 늙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그 중 한 여대생이 "왜 어린이들은 성장한다고 하고 그 뒤로 부터 성장이라고 표현 안하고 나이든다고 하잖아"라며

 

그 나머지 여대생들이 맞다며 맞장구를 치는게 아닌가. 아직 젊은데 별스런 소리를 다한다고 흘려 넘겼다.

 

 

하지만 최근 건강을 스스로 챙기는 내 모습을 보곤 그때를 생각한다.

 

그들이 말한 나이가 들고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지금이 성장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때라는 것을

 

몇 해 전만하여도 어머니가 몸에 좋다고 철철이 짜주던 갖가지의 즙들과

 

밥을 먹으면 한알한알 골라내던 검은콩하며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것들을 스스로 챙겨먹고 어머니께 그것도 해주면 안되냐고 요구까지 한다.

 

양파즙을 먹으려는데 부쩍 건강 챙기는 내 모습이 조금 우습다.

 

그리고 사실 몇 해 전에 먹었던 양파즙은 씁쓸하고 맛이 없었던 기억에 사탕을 먹으려 했었지만

 

그 때의 씁쓸하던 양파맛은 사라지고 사탕없이도 먹을 수 있는게 된 지금이 나이가 든 것 같아 조금은 슬프다.

 

아마 양파말고 다른 무언가를 넣었을 거라고 양파즙을 먹을 때마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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